'3박자 변신' 문래동, 신흥 주거지로 뜬다

입력 2022-08-23 17:10   수정 2022-08-31 16:36


“밤마다 아이스크림 공장 폐수 냄새가 올라오던 동네였는데,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선다니 감회가 새롭죠.”(문래동 C공인 대표)

철공소 등 영세 제조업체가 많아 도심 속 ‘공장지대’로 불렸던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이 정비사업을 통해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곳곳에서 진행되는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이 완성되면 대규모 신축 아파트 생활권을 형성하게 된다. 여의도로 출퇴근하기 좋은 직주근접 입지인 데다, 최근 역 주변 상권이 크게 발달해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1200여 가구 규모 재개발 사업 시동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 조합은 지난 20일 조합 설립 총회를 열었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재개발 조합 설립 요건인 동의율 75%를 넘었고, 총회에는 토지등소유자 641명 가운데 400명이 참석했다”며 “이번주 안에 구청에 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역은 재개발 사업을 통해 아파트 1220가구와 지식산업센터 100실, 공공청사 등으로 바뀐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이 일대 공장과 철공소 주인들을 중심으로 재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찬성으로 돌아서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개업소에 등록돼 있는 소유주 매물은 대부분 공장이다. 대지지분 56.1㎡ 공장이 11억500만원, 대지지분 79.2㎡ 공장은 12억7200만원에 나와 있다. 일반 재개발 지역에서는 통상 전세금을 통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공장을 매매할 때는 세입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재건축·리모델링 사업도 훈풍
문래동에서는 재개발 외에 다양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이 대표적이다. 안양천과 인접해 있는 7개 단지(1973가구)는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 1차(264가구), 2차(390가구), 3차(166가구), 5차(282가구), 6차(270가구), 대원칸타빌(218가구), 두산위브(383가구)가 포함돼 있다. 이 단지들은 정비사업 속도를 맞추는 방식으로 통합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시공사를 선정해 한 단지인 것처럼 조성하지만 지번은 통합하지 않고 각자 조합이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김남호 문래동 통합브랜드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용적률이 이미 최대 328%에 육박해 재건축은 물론 개별 리모델링도 어렵게 되자 통합 리모델링을 결정했다”며 “수평 및 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보다 10~15% 늘어난 약 2212가구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추진 속도가 본격화하자 집값도 오름세다. 현장 중개업소에 따르면 문래동5가 ‘현대3차’ 84㎡는 올해 6월 8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6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된 데 비해 2년간 2억6000만원 넘게 오른 셈이다.

인근에서는 남성·진주·국화 아파트가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을 통해 각각 388가구, 324가구, 354가구로 거듭난다. 진주와 남성 아파트는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국화아파트는 추진위 승인을 받은 상태다.

문래동은 여의도로 통근하기 좋은 직주근접 주거지로 꼽힌다. 여의도와 목동 등 업무지구가 가깝다. 최근 역 주변 상권이 크게 발달하며 유동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술인들이 싼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폐업한 철공소와 방직공장을 작업 공간으로 만들면서 지역 고유의 문화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역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한데, 문래동은 이런 문화와 분위기를 갖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며 “게다가 기존의 교통, 생활 인프라가 풍부해 아파트가 들어서면 실거주 수요가 모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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